진산월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선 채로 우두커니 허공을 올려다 보았다. 짙은 어둠에 싸인 하늘 한가운데로 검은 구름 하나가 흘러가는 모습이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왔다. 구름이 원래 검은 것은 아닐 것이다. 한 점의 빛도 없는 캄캄한 어둠이 그렇게 보이게 한 것뿐이다. 진산월도 피를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단지 주위의 상황이 그로 하여금 피를 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고 있을 뿐이었다. 꼭 봐야할 피라면 주저하거나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 군림천하, 용대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