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이란 무엇입니까?"
“인간이 한계를 넘어 이를 수 있는 마지막 경지다. 완성된 존재, 시공을 초월하는 존재, 동요하지 않는 존재다."
“동요하지 않는 존재? 무엇으로부터 동요하지 않는다는 겁니까?"
“현상으로부터 아니, 모든 변화로부터 동요하지 않는 그래서 늘 안정적인 존재다."
“고독하게 느껴집니다."
“되려는 자에게는 고독이나 된 자에게는 자유다. 인세의 모든 감정들이 하찮게 여겨지지."
“이기적입니다. 다 아는자, 힘을 가진자가 세상을 하찮게 여긴다면 인간에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존재가 아닙니까?"
“인간의 눈에는 분명 이기적인 존재다. 하지만 신선은 현재를 살면서도 머리 속으로는 삼생을 사는 존재이다.
현생의 고통이 전생의 업보이며 내생의 기쁨임을 아는 존재지. 꽃이 지고 달이 기운다고 불쌍해 보이더냐? 곧 다시 피고 찰 것을 알기에 동요하지 않는 것 아니냐? 같은 이치니라. 세상의 일에는 나쁜 것도 없고 좋은 것도 없다. 신선이란 모든 것을 알고서 평범하게 받아들이는 존재다.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존재라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안타까워하고 바꾸어보러 하는 것에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지. 인간에게는 무정하고 야속하게 느껴질 테지만 천지가 원래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니 동요하지 않는 것이다."
운청산은 그의 앞에 서 있는 영혼들을 바라보며 씁쓸한 미소를 짓고 고개를 저었다.
“신선지도를 걷는다면 현생의 인연들은 모두 부질없게 느껴지겠군요?"
귀곡산인은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선의 반열에 들어서면 자연히 그리된다."
“그렇다면 전 신선이 되지 않겠습니다. 다 아는 사람은 꿈도 꾸지 못할 겁니다. 꿈이 없는 삶은 재미없습니다."
운청산은 말끝에 당우리를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꿈이 없는 삶은 재미없다. 과거 당우리가 그에게 한 말인 탓이었다.
귀곡산인도 웃음을 더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대답할 줄 알았다. 청산아! 너도 알다시피 신선이 되는 사람은 많지 않으나 되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반선, 태을 그리고 나만 해도 모두 다른 길로 같은 곳을 가려고 했다. 우리 세 사람은 모두 서로의 길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최선이라고 말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오직 하나, 모두가 최선의 길이라고 동시에 인정하는 것이 한 가지 있느니라. 신선 중에 가장 어렵고 가장 귀한 신선은 적덕선이라는 사실이다. 하늘과의 연은 이미 이어진 것, 네가 그 길을 가거라."
운청산은 밝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소설 괴선, 임준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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