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빛의 이동을 고려하여 지은 'Light Stage House'
일본 히로시마에 위치한 2층 규모의 단독주택입니다. 건물의 모양이 용도를 가늠하기 쉽지 않을 만큼 독특합니다. 더욱이 주택의 형태로는 흔치않은 외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취향이 별다른 주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생뚱맞기까지 한 이 건물은 주택이 맞고, 이러한 형태를 갖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주택의 남쪽 부지(위 그림의 왼쪽)에는 3층 규모의 건물이 이격 거리도 없이 바짝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중 많은 시간 동안 햇빛을 받을 수 없는 열악한 조건입니다. 일조권 분쟁이라도 발생할법한 상황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과제는 이러한 문제를 건축적 차원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직사광을 받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가능한 장시간 빛을 반사하여 집 안으로 유입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코자 하였습니다. 반원형 곡면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태양의 경로와 고도를 감안하면 이 곡면은 북측 상단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에 따라 2층의 천정고가 1층에 비해 훨씬 높여졌고 햇빛의 유입경로가 된 테라스는 중이층 구조로 디자인되었습니다. 그래서 바닥 높이가 실제 지붕선보다 훨씬 낮고 반원형 곡면을 갖는 옥상 테라스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전체적인 건물의 형태가 이 반원형 공간의 존재에 따라 길쭉한 원통형이 되었습니다. 또 다양한 크기의 정사각형 창들이 정렬되지 않은 랜덤 형식으로 설치되어있어 외부에서는 내부구조를 전혀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슬레이트 컬러로 마감한 독특한 외관은 시각적 정체성이 뚜렷하여 그 존재감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매끄러운 곡면에 반사된 빛은 태양이 이동함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실내 분위기를 연출해냅니다. 2층 거실에 앉아 대형 테라스 창을 통해 빛의 향연이 펼쳐지는 무대를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